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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무용협회 지 중남부지부

MEDIA PRESS

제12회 달라스 한인 종합예술제

관객과 하나된 무대

“너랑 나랑 아리랑”

 

광복 70주년 모티브, 한국 근현대사 녹여낸 수준높은 예술제
100명에 육박하는 출연진, 다양한 장르 총망라한 ‘종합예술’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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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 무대는 상황극으로 시작했다. 달라스 한인 예술인 총연합회 황경숙 회장은 극 중에서도 ‘예총 회장’이었다. 극중 인물들이 “공연이 시작한다”며 관객들의 시선을 무대 위로 끌어당기자 불이 꺼지면서 검은 정적이 무대 위를 휘감았다. 
그리고 들리는 북소리. 심장을 울리는 듯한 북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아니, 태극기를 연상케 하는 의상과 웅장한 북소리의 향연은 광복을 맞이한 터질듯한 심장 박동소리였다. 좌중을 압도하는 5분간의 난타가 이뤄진 후 객석에서는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일(일) 오후 6시 어빙아트센터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제12회 달라스 한인 종합 예술제 ‘너랑 나랑 아리랑’은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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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나랑’ 동네 잔치

 

연신 박수를 치며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노래를 따라 부른 700명에 달하는 한인 관객은 모처럼 열린 가을 잔치를 한껏 만끽했다. 출연진만 해도 100명에 육박한 대공연이었다. 
광복의 북소리는 독립운동가의 기상과 꿈을 표현한 노래로 알려져 ‘제2의 애국가’라고 불릴 만큼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선구자>로 이어졌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매스터 코랄이 <선구자>에 이어 <희망의 나라>로 부르자, 객석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닷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를 합창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합창단의 노래가 끝난 뒤 무대 위에 정적이 찾아왔다. 
삽시간에 찾아온 어둠, 그리고 적막을 깨는 총소리. 전쟁의 참혹한 영상이 펼쳐지는 한 켠에서 한 사람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전장에 나가는 아들, 어머니와 함께 남겨진 아내…. 울음마저 사치인지, 목놓아 울지도 못하는 이들의 이별이 무대 위에 펼쳐질 즈음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올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로 이어지는 <비내리는 고모령>이 들려온다.


1.4후퇴를 배경으로 한 <전선야곡>, 전쟁과 분단으로 헤어진 사람들의 정서를 담은 <굳세어라 금순아>, 서울 환도를 배경으로 한 <이별의 부산 정거장> 등으로 이어진 합창은 우리 민족의 애잔한 삶의 잔상을 담아냈다. 


생사가 엇갈리는 전쟁과 분단의 시기에 비장하고 구슬픈 노래만 있었던 건 아니다. 활기차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럭키 서울> <노란 샤스입은 사나이> <커피 한잔> 등은 절망의 시기에 팽배했던 ‘비탄과 탄식’을 깨어버리듯 이 날 공연의 분위기 또한 고조시켰다. 


한 곡이 끝난 후 다른 한 곡이 시작되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시간열차는 그만큼 달려갔다.
1960년대를 노래한 우클렐리 팀의 <동백아가씨>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는 선곡부터 기가 막혔다.


1964년 이미자 씨가 부른 <동백아가씨>는 대한민국 음반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장이 넘은 것으로 추정될 정도의 공존의 히트를 쳤으나 1987년 6월 항쟁이 있기까지 20여년간 독재정권에 의해 ‘금지곡’ 판정을 받은 역사를 담고 있다.


베트남 파병용사를 20대 여성의 관점에서 멋쟁이로 미화시킨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의 경우 군사정부에 의해 여러모로 감시를 받았던 작곡가가 버거운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좋아할만한 노래를 만들었던 것이라는 후문이다. 


의상과 노래가 전하는 시대적 배경 외에도 선곡에까지 세심하게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녹아있는 셈이다.
무대 위를 달리는 시간열차는 대한민국 저항운동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아침이슬>을 통과한 후 시의 세계로 들어선다.


달라스 문학회 회원들이 직접 쓴 3편의 시 <이 땅의 종소리여(박인애 작)> <나의 이름은 대한민국입니다(조석진 작)> <태극의 기를 다시 세워라(안민성 작)>는 식민지배와 광복,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은 우리 조국의 험한 세월을 상기시키는 한편, 격동과 혼란의 시대를 이겨내고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민족의 희망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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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를 장식한 ‘진혼제’와 ‘농악놀이’

 

노래와 영상, 음악과 악극 등이 조화롭게 연출된 예술제는 처절했던 과거와 답답한 현실을 떨쳐낸다는 의미를 담은 ‘진혼제’가 펼쳐지면서 절정에 달했다.
숨(Soom) 예술단 박지애 단장의 진혼제 ‘소천무’는 원통하게 죽어 제 갈 길을 가지 못한 원령을 하늘로 인도하는 듯 동작 하나하나에 절절한 아픔을 담아내, 무용으로 관객과 연기자가 하나되는 공감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시기를 거쳐 분단의 아픔과 함께 찾아온 조국의 재건, 어두웠던 과거와 잘못된 현실, 희망찬 미래는 신명나는 ‘아리랑’으로 귀결됐다. 
한솔 사물놀이패가 이끄는 농악놀이는 순식간에 한탄과 절망의 시대를 희망으로 바꾸어냈고, 마지막 10분간 출연자 전원이 한데 어우러져 부른 아리랑 무대는 객석의 관객들까지 무대 위로 불러내 한바탕 난장을 벌이는 잔치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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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나랑 아리랑, 또하나의 전설을 쓰다

 

기획부터 무대 연출, 음악편곡, 극본 등 전체 구성 모두를 달라스 한인들의 손으로 일궈낸 이번 예술제는 20여년동안 명맥을 이어온 달라스 한인 종합예술제의 권위를 입증한 또 하나의 전설이 됐다.
달라스 예술인 총연합회 하청일 전 회장은 “아마추어인들이 만들어낸 무대라 부족한 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무대내용과 전체 기획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수준급 작품”이라며 이번 예술제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경숙 회장은 무용, 연극, 사진, 문학, 음악 등 예총 내 7개 분과가 총출동해 명실상부한 ‘종합’ 예술제로서의 기량을 과시한 이번 예술제에 대해 “좋은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애써준 예총 회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무대”라며 지난 두 달간 땀흘려 준비한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또한 황회장은 “객석을 가득 채운 한인들의 성원과 무대 위 공연자들에게 보내주시는 힘찬 응원덕분에 더욱 아름다운 공연이었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달라스 지역 예술인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성원과 응원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20여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달라스 종합예술제는 달라스 한인사회의 자랑이자 자부심으로 꼽힌다. 
LA이나 뉴욕 등 한인사회의 규모가 달라스에 비해 현저히 큰 대도시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의 조직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예술제’ 형식의 문화 컨텐츠를 자생적으로 만들어내는 곳은 미주한인사회에서 달라스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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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이모저모] - 공연질서 좀 지킵니다


○‥ 공연 시작 30여분 전부터 수백명의 한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던 공연장 입구는 제12회 달라스 한인 종합예술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가늠케 했다.
오후 6시까지 꼼짝도 하지 않은 길게 선 줄. 이날 한인들은 큰 혼돈없이 질서를 유지하는 선진적인 질서문화를 선보였다.
그러나 개울물을 흐리는 건 다수가 아닌 소수. 질서를 무시한 일부 한인들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수백명의 한인들이 지켜낸 ‘질서의식’은 빛을 바라고 말았다.
어빙아트센터 관계자가 주최측 인사를 찾은 건 오후 5시 40분경. 불 꺼진 공연장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7~8명의 한인들 때문이었다. 안전을 이유로 이들을 내보낸 어빙아트센터 관계자는 예총 관계자를 찾아와 공식 입장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연장 출입을 막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하고픈 열망에 사로잡힌 이들은 주최측이 막고 있는 입구 외에 다른 문을 이용해 또다시 진입을 시도했고, 결국 어빙아트센터는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전체 출입문을 공식입장 전까지 막아버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한인 한 두 명의 어긋난 질서의식이 자칫 한인 전체의 시민의식으로 비춰질 수 있는 아쉬운 ‘해프닝’이다.

하필 그 때 화장실을…

 

○‥ 무대 위에 오른 마이크는 네 개. 그런데 노래하는 가수는 2명. 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두 명의 가수들은 호흡을 맞추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저항시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아침이슬’은 본래 4명의 여성 멤버들이 통키타를 치며 부르기로 되어 있는 무대였다. 그런데 하필 그 때 화장실을… 그것도 두명 씩이나…
무대에 오르지 못한 이들은 무대 뒤에서 아쉬움과 미안함에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고, 무대 위의 두 명은 없는 사람 몫까지 하느라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공연이 성공리에 끝난 덕에 모진 실수도 ‘추억’이 될 수 있었지만, 새로 산 통기타는 무대에 오르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는 후일담이다.

마이크가 왜 여기 있지?

 

○‥ 이른 시간부터 시작된 리허설과 무대의상, 무대 화장 등으로 분주했던 공연팀은 촉박한 시간과 조여오는 긴장 탓에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했다.
때문에 공연이 끝난 후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 마련된 뒷풀이 식사는 그야말로 해방구. 성공적인 무대를 자축하며 즐겁게 식사를 나누고 있던 시각, 뒤늦게 공연장에서 도착한 한 명이 다급한 목소리로 ‘마이크’를 찾았다.
“마이크 하나가 없어졌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각자 자신들의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 공연팀. ‘아무리 건망증이 심해도 설마 가방에 넣었겠어~’하는 의구심과 ‘건망증이라도 좋으니 제발 나와라’하는 기대감이 뒤섞일 즈음, “여기 있다”는 외마디 환호가 들려왔다.
정작 당사자는 “이게 왜 여기 있지?”라며 멋쩍어 하지만, 비슷한 연령의 다른 이들은 ‘나왔으니 됐다’며 늘상 있는 일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한다. 혹시 휴대폰 잃어버리면 냉장고에서 찾는 건 아닌지…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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